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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집이야기 2019. 3. 2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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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전변동중 교장 자전에세이 '푸른집 이야기'
엄마는 크고 위대했다


“오늘도 너무나 힘이 들어 그냥 주저앉아 넋 놓아 울고 싶은, 장애 자녀를 돌보는 모든 어머니들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습니다.”

특수교육 전문가이자 도예가, 1급 지적장애아를 둔 엄마인 다해(多海) 박정희(朴靜姬·62) 대전변동중학교장이 자전 에세이 ‘푸른집 이야기’(도서출판 학민사)를 펴냈다.

박 교장은 그리움의 저편, 소용돌이, 낮은 곳으로, 특수교육교사, 다시 푸른집, 푸른집의 사계, 적극적 대처, 일중독, 어른이 된 석이, 도자기에 빠지다, 쉼을 얻다 등으로 이어지는 푸른집 이야기에 총 60편의 글을 담았다.

평생을 걸었던 교직 생활의 마지막 커튼을 내려야 할 시점, 정년을 코앞에 둔 그녀는 지난 삶의 족적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더욱 잘 살겠다는 다짐의 뜻으로 용기를 내 지난달의 단상(斷想)들을 묶었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에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자꾸 끄적거리게 됐습니다. 가슴이 먹먹하고 마음이 차갑게 시려올 때, 마음에 먹은 결의를 더 단단하게 조이려고 할 때, 즐겁고 벅찬 마음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고 싶을 때, 나에게 한 독백을 끄적거렸죠.”

이 끄적거림은 그녀에게 닥친 현실을 객관화할 수 있게 해줬고, 갈 곳을 정해주는 이정표가 됐다.

푸른집은 초라한 시골집에 불과하지만, 그녀를 지켜준 거대한 성채(城砦)다. 푸른집은 지적장애와 뇌성마비 증세를 갖고 태어난 그녀의 아들 석이이기도 하다. 그녀는 석이를 지키기 위해 이 성채에서 안간힘을 쓰며 살아왔다. 그녀는 석이로 인해 더 열심히 살았고, 외롭지도 쓸쓸하지도 않았다

대전여고, 연세대 신학과, 연합신학대학원 기독교교육학과를 졸업한 박 교장은 1981년 경북 포항 흥해고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해 상주 상산고, 구미 인동중, 대전 가오중·충남여중·혜광학교·어은중·남선중·대덕중·변동중에서 35년간 교직에 종사했다. 내달 정년퇴임하는 박 교장은 침례신학대 사회복지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서 장애아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를 했고, 목원대 산업정보언론대학원 도자다지안학과에서 도예를 공부해 두 차례 개인전을 개최했다. 2005년 대전교원미술전에서 공예 부문 1등급 입상을 했고, 현재 장애아와 그 가족을 위한 도예교육실 ‘청토헌(靑土軒)’을 유성구 장대동에서 운영하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