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집 이야기
'푸른집 이야기'를 펴내며 중에서
푸른집이야기
2016. 6. 25. 07:21
까마득히 멀어서 올 것 같지 않았던
정년이 지금 코앞에 와 있다.
내 평생을 걸었던 교직 생활의
마지막 커튼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내 놓기 미숙하고 부끄러운 글들이다.
그러나 내 지난 삶의 족적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더욱 잘 살겠다는 다짐의 뜻으로
용기를 내 지난날의 단상들을 묶어보기로 했다.
푸른집은 초라한 시골집에 불과하다.
그러나 푸른집은 나를 지켜준 거대한 성채이다.
푸른집은 내 아들 석이이기도 하다.
나는 석이를 지키기 위해
이 성채에서 안간힘을 쓰며 살아왔다.
성채를 지키기는 정말로 힘들었다.
그러나 이 힘듦은 희망으로 보상되었다.
석이로 인해 더 열심히 살았고
외롭지도 쓸쓸하지도 않았다.
오늘도 너무나 힘이 들어
그냥 주저앉아 넋 놓아 울고 싶은,
장애 자녀를 돌보는 모든 어머니들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
그분들에게 아픔은 삶의 향기를 더 진하게
만들어준다고 위로해 드리고 싶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꽃은 피어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