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기 무네요시의 공예관
공예[工藝]란
조형미술의 하나. 실용적 물건의 본래의 기능과 미적장식의 양면을 조화시켜 직물, 염직, 칠기, 도자기 따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쓰임과 아름다움이 결합되는 것이 공예이다.
: 모든 것을 뛰어넘어 근본을 이루는 공예의 본질은 '쓰임'이다.
예술[藝術]은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인간 활동과 그 산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어째서 수공이 우수한가?
그것은 자연이 직접 작용하기 때문이다. 노동 속에 올바른 공예가 있다. 공예에 있어서는 단순함이 아름다움의 주요한 요소이다.'수수함'의 아름다움은 이 '단순함'을 잃은 곳에는 결코 없다. 무심에서 만들어지는 아름다움. 이름없는 민중이 만든 물건 문양이 얼마나 간소한가. 염색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가. 그것은 기교가 가져온 아름다움이 아니다.
민예는 무명의 세계, 작자는 자기의 이름을 기록하지 않으며, 이 일은 작자의 부정한 야심이나 욕망을 제거해버려서 무심한 청정한 것으로 해 주며,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협력인 것이다. 이것은 공예 자체가 요구하는 일인 것이다.
자칫 기계가 미를 손상시키는 것은 자연의 힘을 죽이기 때문이다. 복잡하거나 혼잡한 문양은 쓰임을 무력하게 만들 것이다.
아나기 무네요시의 공예에 대한 관점
공예는 개인현상이기보다 사회 현상이라고 보고, 공동의 번영이 없는 곳에서는 올바른 공예의 작업을 보장하는 방법이 없다고 규정 짓는다.
공예는 협력의 세계이고 단결의 영역이며, 독립한 개인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중세기의 길드(guild)처럼 여러사람의 공동의 품에서 만들어지는 것에서 아름다움이 생긴다.
1, "직관은 신념을 낳는다". 라면서 야나기는 공예를 대하는데 있어서 "나 없는 직관"을 유일한 근거로 삼았다.
2, 공예의 본질이 "쓰임"에 있다고 보고, 공예의 미나 성격도 모두 "쓰임"과 결부될 때 비로소 올바른 존재가 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므로 가장 "쓰임"에 충실한 민중적 생활공예의 미와 성격이야말로 참다운 공예의 모습이라 하여 귀족적, 미술적 공예보다도 민중의 공예에 가까운 것일수록 더 아름다운 것이다 하여 "民藝"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냈다.
4, "문화라는 것은 원래 생활 문화라야 한다".며 미는 한갓 감상에 그치 것 보다 깊숙이 생활에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올바른 생활은 올바른 공예를 수반하고 어떤 물건을 생활에 사용하고 있느냐 하는 것은 곧 어떠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고백이 된다고 주장했다.
5, "만약 미술이 유일한 높은 의미에서 미를 나타낸다면 우리가 현실을 떠나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며, 이는 곧 미는 실용과는 떨어져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6, 이들 미의 사상은 직관에 기초하는 동시에 특히 불교사상에서 도출되었다는 사실을 들어 동양의 공예미술이 지닌 아름다움과 진실성을 발견하여 그것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고 이의 이상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V. 야나기의 민예론 1) 공예의 구분 미적 관점에서 볼 때 공예분야가 주목되어지는 것은 화려, 정교하다는 기술 때문이지… 美의 본질 때문은 아닌 것이다. 귀족공예의 약점은 실제 사용하기보다는 장식품에 가깝고 감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건강성이 부족하고 안정성이 결핍되어 있으며 유일무이에 의해 소량만 만들어지므로 美의 사회적 이념이 실현되기 어려운 것 개인적 공예는 "회화나 조각방면에 먼저 일어난 미술의 움직임에 자극 받아서 시작했다. 그러한 개인적 공예를 가리켜 공예미술이라고 부른다. 공예 작품에 銘이 나타난 것도 그 때문이다. 하나의 미술품이 될 것을 요구, 공예로 그치는 것을 거부, 그것은 생활에 입각한 전통적인 공예성을 벗어나려는 의도를 말한다. 이 공예는 공예인 동시에 미술이 되려고 하는 양면성에 비극이 있으며 생활에서 유리되어 귀족공예와 공통되는 여러 가지 약점을 나타낸다. "개인 혼자만의 의식"에 빠져 있고, 다량이라는 양의 문제는 회피하여 감상품으로 존재하려는 것, 개인적 공예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미의식보다는 사회의식이다. 사회성이야말로 참다운 공예미의 근원이자 본질이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민중적 공예는 수공예의 영역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지니는 분야로 이 공예의 특징은 첫째, 일반 민중의 생활을 위해서 만들어진다는 점, 둘째 어디까지나 실용을 직접 목적으로 해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셋째, 민중적 공예가 나타나는 두드러진 성질은 다량성이다. 넷째 가능한 한 저렴한 가격에 팔도록 만들어진다는 점, 다섯째 만드는 사람들이 직공들이라는 점이다. 민예는 경험적 지식과 풍부한 기술을 터득한 다수의 사람들로서, 경제생활수준, 사회적인 계급에 있어서 그들의 지위는 낮았으므로 그들 자신의 힘이 아닌 "타력의 길"이었다. 곧 전통은 물건을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주었고, 조직은 일에 종사하는 노동의 편의를 제공해 주었다. 여기에서 조직이라 부르는 것은 노동의 합리적 형태를 가리키며, 상호 보조의 정신에 입각하는 어떤 조직적인 유대이다. 이것은 어떤 협조적 단결이며, 곧 협단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기계 공예는 자연과학의 발달, 인구의 증가, 기계의 출현에 의해서 일어난 산업혁명의 결과이다. 이것은 기계의 강대한 마력과 속도·정확성에 의해서 다량 생산과 저렴한 가격을 가능케 했다. 그리하여 공방이 가정에서 공장으로 옮겨지고, 생산이 대규모의 기업으로 옮겨졌으며, 자작공이 고용공으로 전환하는 것이었으며, 「솜씨」의 의미가 박약해진 일이다. 기계의 발달이 인간 생활에 이바지한 점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상업주의와 자본주의의 악폐, 기교에 의한 순응성과 창조성의 결여 직공과 기계의 관계에 있어서의 인도문제의 개입, 즉 노동에 기쁨이 따르지 않으며, 만드는 물건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가 없는 것, 국제적인 성질을 띄게 되는 반면, 국민성이 상실되는 결점이 있다. 이러한 기계공예가 정당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업주의에서 벗어나며, 협동을 공동목표로 하는 산업조합을 조직하며 기계가 그 자신의 성능에 따라 필연적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 수 있는데 까지 높여지기 위하여 기공을 발명하는 일과 조형미에 관한 가치인식을 동시에 행 할 수 있는 좋은 의장가(디자이너)를 육성하며, 수공이 제시하지 못하는 독특한 아름다움올 표현하기 위해 「단순, 명확」·「간결, 평명」의 기계 그 독자적인 공예를 창조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공예의 분류를 통해서 나타난 야나기의 중심 문제는 미의 사회적 이념의 실현에 관한 문제였으며 이것은 곧 현대디자인 이론의 예술 민주화 사상과 결코 무연하게 보여지지 않는다 아름다움에 대한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함을 깨닫고 공예가 이상으로 삼아야 할 美의 목표를 세우며 그 美의 성질과 특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2) 민예의 의미 민예의 기본적 성질은 "첫째 민중적 물품이라는 것으로, 귀족적인 또는 특수한 것이 아니다, 민중에 의해서 판매되어지고, 민중에 의해 쓰여지는 물품 일반을 가리키는 것. 둘째, 국민적인 것이라는 사실, 민예는 가장 솔직한 국민성의 표현이며, 고로 이 영역에서 외국의 모방이 없다. 셋째, 실용적인 것이라는 사실, 취미에서 만들어진 것도 아니며, 장식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물건도 아니다. 일상의 용구 생활의 필요품이어서, 용도와 떨어져서는 존재할 수 없다. 넷째, 건강한 것…병적인 것은 실용을 감당할 수 없다. 민예품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전한 성실이 요구된다. 다섯째, 간결한 것, 단순성이야말로 민예의 특색으로, 불필요하고 복잡한 장식이 가해지고 있지 않다. 여섯째, 저렴을 가리킨다는 것 민예품에는 일반민중이 부담할 수 있는 가격이 요구되어지며 비싼 것은 민기가 될 수 없다. 일곱째, 양적으로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것, 대중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중적으로 많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이것은 공예품 본래의 성질이라고 할 수 있다. 여덟째, 협력적인 작업이라는 것, 개인적인 작업은 민예품에서는 이루어 질 수 없다. 그것은 工人들이 힘을 합한 노동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고로 재명품이다 아홉째, 전통에 입각한다는 사실, 민예품은 개인의 자유제작이 아니며 전통에의 순종이 도리어 장인들을 개방하여 주는 것으로, 그 창조력은 오히려 전통과 결부되어진 곳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이점은 아직도 미를 저하시키는 요소인 양 취급되고 있지만 야나기는 도리어 이 성질이 美를 올바르게 하는 한층 자연스러운 요소임을 주장하며, 이러한 성질로부터 파생되는 민예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3) 민예미의 특색 "민예는 기물의 영역에 있어서 질소한 것, 겸손한 것, 무심한 것을 대표하고 있다"고 하는 표현에서와 같이 민예에서 나타내어지는 미는 종교의 영역에서 체험 할 수 있는, 미의 본질, 나아가서 미의 표준이 될 수 있는 미이다. 민예미의 특색은 1. 실용성, 미가 용도와 결합하고 있다는 것, 미를 생활 밖에서 구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그 내면에서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을 나타낸다. 2. 다량성, 실용품이므로 다량으로 만들어지며, 그것이 저가를 초래한다는 것 이점은 美를 저급하게 하는 것으로 생각해 버리지만, 다량으로 싸게 만들어 낸다는 것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만족해야 할 일임을 나타낸다. 3. 평상성, 근대가 놀랄만큼 잡다한 미를 산출하고, 그리하여 극단적이고 이상한 것에서 미를 발견하려고 하며, 고로 종종 병적인 것에 빠지는데 이제 이러한 인류가 다시 미의 상태를 돌아볼 때, 민예에서는 「평상의 미」가 있다. 4. 건강성, 이것은 민예미의 현저한 특색으로 미에 다양한 모습이 있어도 건강미는 결국 가장 두텁게 사회의 행복을 약속하는 것, 민예품은 필요상 건강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며 건강이란 자연의 의지 그것에 부응하는 것이다. 5. 단순성, 민예품이라는 것은 소박하고 간단한 것, 단순미는 민예미의 특권이라고조차 할 수 있는 것, 단순성과 미와의 결연이 있다는 것을 민예는 의미한다. 6. 협력성, 민예는 무명의 세계, 작자는 자기의 이름을 기록하지 않으며, 이 일은 작자의 부정한 야심이나 욕망을 제거해버려서 무심한 청정한 것으로 해 주며,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협력인 것이다. 이것은 공예 자체가 요구하는 일인 것이다.민예품은 개인의 소산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협력적 소산이라고 하는 일에 커다란 의의가 있으며, 장래의 미학은 개인이 미를 산출하기보다는, 대세의 협력에 의해서 美롤 낳게 될 것임을 가르쳐야 할 것임을, 민예는 이 사실을 나타내 준다.7. 국민성, 이것은 민예미의 가장 큰 특색의 하나로서 민예는 직접 그 국민의 생활을 반영하기 때문에 한 나라의 국민성을 가장 선명하게 나타내어 준다. 흥미깊은 일은 국민적인 작품만큼, 보편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국제성을 겨냥하는 것은 결국 그 나라의 것도 되지 못하는 것, 이에 반해 국민적인 것은 어느 나라의 것과도 병제하며, 조화하는 국제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야나기의 민예론의 핵심은 '건강성'과 '실용성'에 있다. 또 그의 민예론은 서구의 근대적인 미학이나 미술관을 완전히 뒤집고 있다. 따라서 그는 '개인'(개성 천재) 보다는 '전체'(집단, 전통)를 '의식'보다는 '실용성'(생활속의 미)을 강조하고 더 우위에 둔다결 론 p야나기의 민예론과 민예운동은 서구미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동양적 예술관과 미학을 수립하였다. 전통사회에서 장인들의 사회적 위치와 생활고를 간과하고 낭만적으로 예찬하였으며, 산업사회의 현실에서 민예 중심의 미의식과 실천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즉 월리엄모리스적인 시대착오적 복고주의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