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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의 전통 문양 개설 - 임영주

푸른집이야기 2014. 7. 24. 15:50

2011. 8. 9

2011년 부산박물관   제27기 성인박물관 강좌 2011. 8. 9 ~ 8. 12 

 

 

 

 

       한국의 전통문양 개설  

                                              임영주 ( 문화재청 문화재설계 심사위원 )

 

 

1. 우리 생활 문화에서 무늬의 역할

 

무늬는 원시, 상대(上代)로부터 자연물 그대로를 묘사하여 음각, 양각, 선각, 부조, 환조, 투조,

상감, 타출, 회화, 자수 등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장식의 목적이나 의사전달의 수단으로 선이나 도형 또는 어떤 형상을 규칙적, 반복적으로 배열하여 나타낸 글자,

가상의 무늬 등 다양한 형태를 생활용구나 일용품, 의복, 신체에 문신하는 등의 미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

사상이나 주술적인 기원을 담은 형상을 표현한 것을 말하기도 한다.

 

우리 미술의 흐름 속에서 무늬의 생성과 변천과정을 보면 다른 민족에게서 느낄 수 없는

독창적이고 독특한 해학과 미를 느낄 수 있다.

 

그 특성을 세 가지로 구분해 보면

① 추상주의적 성향 -

선사미술에서부터 근래까지 이어져오고 있으며, 농경문화에서 비롯된 신성을 나타내는 상징적 표지에서

시작되어 후에는 도교 등 민간신앙에서 악귀와 잡신을 쫓고 재앙을 물리치기 위하여 각종 주술적인 부호,

무늬 등을 그리거나 새긴 것이다.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에서 시작된 빗줄무늬, 번개무늬, 일광무늬, 점열 곡선무늬 등 추상무늬의 전통은

청동기시대 청동의기 무늬에, 다시 신라시대 고배에서, 또 통일신라기의 골호에, 고려시대에 와서

잠시 사실주의적 경향이 성행되다가 조선 초기 분청사기에서 그 양상이 다시금 나타나고,

그리고 조선 후기 미술에서 추상적 경향이 다시 등장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러한 추상적, 기하학적인 무늬들이 베풀어져야만 했던 가장 함축된 문화적 의미는 다름아니라

바로 농경생활에서 가장 절실했던 천재지변에 대한 공포심과 외경심, 내세관 등이며

그러한 심성이 무늬로 표현되어 생활 속 여러 기물에 스며있는 것이다.

 

② 자연주의적 성향 -

자연의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 개성을 재현함을 예술의 목적으로 하는 예술적 성향을 말한다.

 

③ 종교 신앙적인 성향 -

그 민족이 역사적으로 영향을 받은 각종 종교 신앙적인 조형미술에 나타나는 무늬의 성향을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농경문화를 영위해 오면서 이에 따른 종교 신앙적 요소가 이미 선사미술에서부터 근대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 믿음의 실체인 신성을 각종 의구와 의기에 나타냄으로써 그 효험이 그의 신상에 좋은 영향이 미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이렇듯 각 시대에 우리 문화 속에 함께 숨쉬어온 무늬의 다양한 양상은

우리 미술사에서 각 시대적 특성과 우리 민족의 성정, 그 문화의 기원, 특질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2. 무늬의 의미와 상징

 

우리 고유한 말로서 ‘무늬’라 하는 것은 무늬(紋)와 접사의 ‘의’가 합하여 이룬 합성어인데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형상이 어룽져 이룬 모양을 말한다.

‘무늬’를 한자(漢字)로 표기할 때 ‘문(文)’을 쓰기도 하고 ‘문(紋)’을 쓰기도 한다.

 

그러면 ‘文’과 ‘紋’은 어떻게 다른가.

어느 경우에는 ‘문양(文樣)’이라하고 또 어느 경우에는 ‘문양(紋樣)’이라 표기하는가.

‘文’자의 자원을 찾아보면 소전체 ‘文’인데, 그 상형은 무늬가 놓인 모양을 본뜬 그림이 발달한 것이며

그래서 무늬를 뜻한다고 하였다.

 

‘文’은 원래 ‘결〔문재(文梓), 또는 문리(文理)〕’를 뜻한다.

그러니까 상고시대에 무늬를 뜻하는 글자 ‘文’은 어떤 관념이나 사상을 표지, 기호,

물건 따위의 구체적인 사물이나 심상을 통해 암시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반면에 후대에 무늬를 뜻하는 글자로 쓰이기 시작한 ‘紋’은,

문직(紋織), 즉 직물을 짜는 과정을 통해 나타난 문채(紋彩)를 의미하는 말에서 비롯된,

대체로 인위적인 무늬를 뜻한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어느 글자를 쓴다고 해도 무늬를 나타내는 뜻은 같다고 할 수 있지만

상징적인 현상에서의 무늬와 물리적인 현상에서의 무늬로 서로 구별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조형미술에 있어서 무늬가 어떠한 역할을 하며 미적인 것에 대해 어떠한 관계를 갖는가?

조형미술에 있어서의 표현의 형식을 양식(Style)이라 한다.

그것은 곧 기법상의 특징들의 유기적인 총화를 뜻한다. 흔히 미적 표현의 3요소로 형체, 색조, 무늬를 일컫는다.

조형미술의 근본이 되어온 이러한 세 가지 미적 요소는 그 중 어느 한 가지가 특별히 중요하다고 할 수 없으나,

그 중에서도 특히 무늬가 생활미술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무늬는 생활양식의 악센트이기 때문이다.

예술의 본질은 가시적(可視的) 즉, 보게 만들고, 직관적(直觀的) 즉,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예술품에 있어서 의장무늬는 바로 가시적, 직관적인 데에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3. 무늬의 발전과 역사적 흐름

 

우리 옛 생활기물에 나타나는 무늬의 흐름을 읽으려면

우선 선사기대부터 근대까지 각 시대별 무늬의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 신석기 시대 - 진정한 무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골각기, 토기 등 구체적인 생활기물이 등장하는

신석기시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며 그 시기에 시문구를 이용해 나타낸 무늬는 점선으로 된 띠무늬와

빗줄무늬, 능형무늬, 우점(雨點)무늬, 번개무늬, 물결무늬가 있다.

 

* 청동기 시대 - 토기에서는 몸체의 무늬가 사라지고 이 시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청동기에서

각종 기하학적 무늬와 인물무늬, 손바닥무늬, 새무늬, 동물무늬가 베풀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역시 신석기시대와 유사한 점 또는 점선무늬띠, 단선무늬띠, 빗격자무늬띠, 햇살무늬, 방사선무늬,

톱니무늬띠, 동심원무늬. 고사리무늬, 화판무늬(花瓣文)이 있다.

 

* 삼국시대 - 나뭇잎무늬, 인면무늬, 동물무늬, 격자무늬, 원권무늬, 일광상무늬, 물결무늬, 인동무늬,

당초무늬, 물고기무늬, 화염무늬 등이 있다.

삼국시대의 공예에 시문된 의장기법의 특징을 살펴보면

투각선조(線彫), 상감, 타출, 압찰 등이며 서역미술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 통일신라시대 - 영락무늬, 원권무늬, 자리무늬, 보화무늬, 보상화무늬, 인동당초무늬, 사엽화무늬가 있다.

 

*고려시대 및 조선시대 - 풍경무늬, 식물무늬, 동물무늬, 인물무늬, 물결무늬, 구름무늬, 꽃무늬, 영락무늬,

완자무늬, 칠보무늬, 아자무늬, 연주(聯珠)무늬, 여의두(如意頭)무늬, 연판무늬, 초충무늬, 추상무늬가 있다.

 

위에서 열거한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미술에 나타나는 무늬의 종류 및 형태는 시대마다 다양한 종류와 양식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양식별로 크게 분류해 보면,

 

첫째, 종교 신앙적으로 신을 외경하는 의식에 상징을 나타내는 무늬.

둘째, 입신양명과 기복사상을 나타내는 무늬.

셋째, 감상을 위한 무늬. 예술적인 무늬.

넷째, 기호무늬. 무슨 뜻을 나타내는 표.

다섯째, 불가, 도가에서 악귀나 잡귀를 쫓기 위해 그리는 무늬. 부적무늬 등으로 나누어진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각 시대 마다의 미술에 나타나는 무늬의 성격이 대체로 일정한 시간을 두고 반복되는 현상을 보인다는 점인데,

예를 들면 신석기시대 토기와 골각기에 선각된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표현들이

청동기시대에 와서는 토기에서의 무늬가 사라지고 무문토기가 등장하는 대신 청동기에 그 무늬가 옮겨지고 있으며,

다시 초기 철기시대, 원삼국시대에 이르러서 새로운 토기가 등장하게 되고

신라토기에서는 추상적이고 기하학적 양식의 무늬가 극도로 성행하다가 상형토기의 유행으로 부수적으로 나타나고

통일신라기에는 불교가 흥성하면서 뼈항아리에 인화시문기법에 의하여

꽃무늬, 영락무늬, 원권무늬, 일광상무늬, 자리무늬, 새끼줄무늬, 수엽무늬, 우점무늬, 격자무늬 등이 특징을 이룬다.

무늬의 반복현상이 근대미술에 까지 이어져오고 있음을 볼 때 이러한 현상은 시대조류를 반영하는 것이며

문화적 변이와 함께 고유성과 전통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하겠다.

 

 

4. 상서의 징표를 나타내는 각종 상징문양

 

우리의 삶 속에 우리 마음 속에 선악이 싹트려는 기미가 있으면 하늘에서 곧 재앙과 상서로써 감응이 나타난다.

도(道)의 본원인 하늘은 말하지는 않지만 표상을 내려서 지상의 모든 사람을 가르치고 칭송하고 꾸짖는다.

상서는 하늘이 왕에게 내리는 상서의 뜻을 지닌다.

그 상서로운 현상은 자연계의 여러 가지 희귀한 모양이 나타나는 것으로 이러한 기이한 상서 모양이 나타나면

신하들은 그 즉시 왕에게 고하고 조상과 산천에 제사지내고 또한 백성들에게 은총을 베풀도록 주청하는 것이 상례이다.

 

가. 신이한 자연현상에서 나타나는 대서(大瑞)

대서는 경성(이십팔수의 범칭. 오성)과 경운(경사스러운 구름),

예천(단 샘물), 감로(나라가 태평하면 내린다는 단 이슬) 등이 대표적이다.

 

나. 기이한 동물은 상서(上瑞)를 나타낸 조짐

흰 이리, 흰 사슴, 붉은 토끼, 코끼리 등의 출현이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왕이 인덕과 명철함을 갖추면 이들이 나타난다고 한다.

 

다. 기이한 새들은 중서(中瑞)를 나타낸 조짐

붉은 기러기와 매는 임금이 효성이 지극하고 자애로우면 나타난다고 하였다.

흰 제비, 흰 꿩은 왕의 덕이 사방을 덮을 때 출현한다고 한다.

 

라. 기이한 풀들은 하서(下瑞)를 나타낸 조짐

가화(아름다운 곡식), 지초, 연목 등 기이한 꽃과 이채로운 나무의 출현은 하서에 해당된다.

가화는 벼, 보리, 과일나무 등에 특별히 이삭이나 열매가 많이 달린 것을 말한다.

영지 또는 불로초라고 하는 지초는 신선의 풀에 비유된다.

연목은 연리목을 말하는데 뿌리가 다른 것이 서로 붙어 있는 나무로,

왕의 덕화가 흡족하면 이것이 나타나 팔방이 화목하게 된다고 한다.

 

마,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상징동물

동양 고대에 악기는 팔괘(八卦)에 해당하는 여덟 가지, 돌, 쇠, 실, 대나무, 나무, 가죽, 조롱박, 흙으로 나누어진다.

그 가운데 다섯 가지 원소는 오행(五行)을 나타낸 것이다.

그 다섯 가지 원소는 우주의 법칙에 의해 통제되고 그것은 각기 백색, 청색, 흑색, 적색, 황색으로 표상된다.

동양에서는 고래로 오색은 그 상서로운 기운으로 말미암아 잡귀를 막고 오복을 불러들인다고 믿어왔다.

 

 

5. 우리 생활과 연관된 상징물

 

학(鶴) - 학은 예전부터 우리 전설 속에서 봉황 다음으로 이름 높은 새이며, 수많은 신화적 속성을 부여받고

 장생을 상징하며 역시 장수를 상징하는 구름과 같이 그려지는데 이러한 무늬를 운학이라 한다.

학은 정통회화나 민화 가릴 것 없이 널리 그려졌다. 대부분 소나무에 앉아있거나 소나무를 배경으로 한 학을 묘사하고 있다.

소나무와 학의 관계는 기러기와 갈대, 백로와 연꽃의 관계처럼 정형화되어 있다.

소나무와 학이 서로 짝을 짓게 된 것은 ‘학수천년 송수만년’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고래로부터 있어온 길상 관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자(獅子) - 서아시아에서 기원하여 수,당시대에 사산 페르시아로부터 들어온 금공의장(金工意匠)으로

당경(唐鏡)의 경배(鏡背)나 금, 은 그릇에 나타난다.

사자는 가장 용맹스러운 동물 가운데 으뜸이다.

그 용맹스러운 기질과 위엄있는 자태로 인해서 일찍이 동, 서양의 고대 미술품이나 건축물에 장식물로 활용되었다.

사자장식은 수호의 의미로 활용되며 강력한 힘과 신성스러움을 상징한다.

 

기린(麒麟) - 기린은 전설상의 동물로 이마에 뿔 한 개가 돋아있으며,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

말의 발굽, 네 개의 다리 앞쪽에 화염 모양의 갈기를 달고 있는 동물로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고 하였다.

 

봉황(鳳凰) - 동양에서 전하는 상상의 상서로운 새로, 기원은 은, 주시대의 기봉문에 있다.

<설문해자>에는 머리의 앞쪽은 수컷의 기린, 뒤쪽은 사슴, 목은 뱀, 꽁지는 물고기나 용과 같은 비늘이 있고,

등은 귀갑과 같으며, 턱은 제비, 부리는 닭과 같다고 하였다.

예로부터 덕,의, 인, 신, 정을 지녔다고 하여 상서로움의 상징으로 장식등에 많이 쓰였다.

 

신귀(神龜) - 거북은 신귀, 영귀, 문귀, 산귀, 택귀가 있다고 한다.

옛 사람들은 큰 거북의 등 위에서 하늘 모양을 발견하고 뱃바닥에서는 그 네모난 껍데기에서 땅의 모양을 찾아냈다.

그래서 고대인들이 길흉을 점 칠 때 거북의 등 껍데기를 사용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거북을 우주의 이치가 몸에 적용된 신령스러운 동물로서 생각하여 신귀(神龜)라 하였다.

그러므로 옥새의 장식으로 쓰여졌다.

 

 

 

 

내용 출처 - 2011년 부산박물관   제27기 성인박물관 강좌 강의 책자 부분 발췌 

 

 

 

 

 

 

출처 : 바람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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